About me
누군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첫번째로 '장난'을 좋아해서라고 말한다.
학창시절 내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안 친구가 자신을 2D캐릭터처럼 예쁘게 그려달라고 했으나,
나는 친구의 얼굴의 특징을 살려서 사실적으로 그려주었다.
그랬더니 몇번을 그림 그려달라고 조르던 친구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며 다시는 부탁하지 않았다.
또한 누군가에게 별명을 붙여주는 것, 산책을 하며 보여지는 단어 족족 삼행시를 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순간 감각을 극도로 끌어내면서 그 대상을 단순화 하는 작업을 좋아한다.
저번 전시때도 '00해~'라는 장난을 주고받다가, 긍정적인 해와 부정적인 해로 나눠보았던 즐거운
에피소드도 그런 부류이다.
두번째로는 '교집합'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를테면 누구나 생각이 시시때때로 바뀌고는 한다.
그 생각들이 동그라미로 얽혀있는 작업으로 주로 표현하는데, 얽힌 상태로 나열하며 그 상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그런 점들을 차갑고도 따뜻하게 표현하여 언제나 양면성의 중간에 자리잡은 것이
내 그림에 특징이다.
그 외 흐릿함 속에 선명한 색채, 큰 사람과 대비되어 찾아야 보이는 개미처럼 작은 사람.
무언가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으면서도, 공기가 차갑고, 멀리서 보면 동화처럼 따뜻한 느낌.
그런 포인트들을 같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