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제를 수집하여 깎아내고, 부딪히고, 긁히는 행동들은 지속해서 낯설게 표현하는 장치다. 수집한 오브제들은 절박한 상태의 모습을 채취한다. 오래된 문, 창, 벽지, 장판 등의 집의 구조를 띠는 오브제를 캔버스처럼 활용하고 돌가루, 자기(瓷器)의
파편을 다시 분해해 사용하며, 그밖에 자연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다.

수집된 재료는 여러 차례 재가공하여 캔버스 혹은 오브제에 레이어드 시킨다. 또한, 다양한 망가뜨리는 행위를 진행하여 그 안에서 쌓인 충돌과 균열, 저항의 형태를 찾아 묘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은 시간성을 담아내기 위한 반복적이면서 정제된 표현을 추구하는 나의 회화의 존재 방식이다.

작업 재료들은 기억과 기록이다. 기억을 더듬어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기록하며 느꼈던 감정은 色으로, 과정의 순간을 오롯이 形象으로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