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릴리는 꽃이 지고 나면 줄기와 잎 사이에서 자라는 씨앗이 떨어져 주변을 온통 그들의 영토로 만들어 버린다. 다음 해 봄이 되면 옹기종기 무리를 지어 싹이 난다. 그래서 매년 그 자리에서 싹 나서 꽃피우고 열매 떨어트려 군락으로 번식한다.
규칙적이면서도 불규칙한 형태,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색깔로 구성된 꽃들의 특성은 인간의 다채로운 면모, 성격, 감정들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타이거 릴리를 보았을 때 화려한 외모를 뽐내는 이들이 떠올랐다. 그들을 맹목적으로 선망하는 이들은 모방함으로써 자신만의 개성을 잃는다. 점점 모방하는 이들이 늘어남으로써 개별성은 사라지고 식물 군락을 이루듯 천편일률이 나타난다.
그로 인해 검은 꽃이 된다. 인간의 심미적 욕구에 의해 인공적으로 꾸며진 모습이 모방 욕구로 인해 전파되는 현상을 검은 타이거 릴리에 빗대어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