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든 일을 다 손으로 한다. 손에 못이 박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손에 못 박힌 이 사람은 삶의 의지를 상실했다. 그렇다면 그만 살면 될텐데, 그러지 않고 피흘리는 고통을 느껴가며 계속 살아간다. 고통에 익숙해진 그는 감각에 무뎌진 채로 항상 공허하다. 설사 오직 괴로움 뿐이더라도, 그에겐 무언갈 ‘느낀다’는 것 자체가 삶의 유희이자 확증이다.

주재료로 아크릴에 퍼티를 사용했으며, 손의 뼈가 드러나는 느낌을 주기 위해 철사와 못을 박았다. 또한 손가락 뼈의 형상을 투시하기 위해 하얀색 오일스틱을 사용하였다.

제한적인 느낌을 위해 전반적으로 소극적인 팔레트를 사용하였으며, 대신 대비를 강하게 주었다. 채색의 경우, 특정 부분은 얇고 투명하게 놔둔 채 그 위로 러프한 붓자국과 드리핑만 남겨 두었으며, 또 다른 부분들엔 겹겹이 올라간 레이어 위로 강한 마티에흐를 남기기도 했다. 머리카락과 눈썹 등은 드로잉적 표현으로 마무리했으며, 배경은 가볍고 장식적인 스타일로 처리했다.